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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오래 먹으면 효과 없다? (내성, 진통제, 항생제)

by 장수생활 2026. 2. 26.

"약 오래 먹으면 나중에 안 듣는다던데요?"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을 때마다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몇 년 전 허리 통증으로 진통제를 꾸준히 복용했는데, 처음엔 금방 나았다가 나중엔 같은 약을 먹어도 시원하게 낫지 않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아, 약발이 떨어졌나 보다'라고 혼자 단정 짓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의사 선생님께 제대로 물어보니 제가 먹던 건 일반 소염진통제였고, 내성과는 전혀 관계없었습니다. 통증이 지속된 이유는 약이 안 들은 게 아니라 근본 원인인 근육 긴장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정확한 설명 하나로 불필요한 오해가 싹 풀린 경험이었습니다.

 

약복용

정말 약발이 떨어지는 약이 따로 있다

"약을 자주 먹으면 약발이 떨어진다"는 말, 완전히 틀린 건 아닙니다. 실제로 특정 약물들은 장기 복용 시 내성이나 의존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약이 그런 건 아니라는 게 핵심입니다.

첫 번째로 주의해야 할 약은 마약성 진통제입니다. 타이레놀이나 부루펜 같은 일반 진통제는 해당 사항이 전혀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펜타닐, 바이코딘 같은 마약 성분이 들어간 진통제입니다. 이런 약들은 안 아픈데도 습관적으로 복용하면 신체가 약물에 적응해서 효과가 떨어집니다. 미국 드라마 '닥터 하우스'에서 주인공이 노란 통에 든 약을 계속 먹는 장면 기억하시나요? 그게 바로 마약성 진통제 바이코딘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게, 실제로 아플 때 처방받아먹는 마약성 진통제는 내성이 생기지 않습니다. 암 환자분들이 통증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 내성 걱정 때문에 참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진정제 계열, 특히 벤조다이아제핀 성분의 약입니다. 로라제팜(아티반), 다이아제팜(발륨), 알프라졸람(자낙스) 같은 약들이 여기 속합니다. 저도 스트레스가 심했던 시기에 정신과에서 처방받아 며칠 복용한 적 있는데, 처음엔 확실히 마음이 편안해지고 잠도 잘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약들은 술과 비슷한 작용을 해서 장기 복용 시 몸이 적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알코올 간염 환자분들이 단주 목적으로 벤조다이아제핀을 복용하는데, 처음엔 소량으로도 잘 주무시다가 한두 달 지나면 같은 용량으로는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세 번째는 항히스타민제와 일부 수면제입니다. 감기약 먹고 졸린 경험 있으시죠? 그게 바로 항히스타민 성분 때문입니다. 간혹 이 성분을 수면제 대신 쓰는 경우도 있는데, 매일 먹다 보면 효과가 확실히 떨어집니다. 감기약 먹고 첫날은 푹 잤는데 일주일 후엔 똑같은 약을 먹어도 잠이 안 오는 경험, 저도 해봤습니다.

항생제 내성은 조금 다른 문제다

항생제는 앞서 말한 약들과 결이 좀 다릅니다. 항생제의 문제는 '효과가 떨어진다'보다는 '내성균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불필요한 상황에서 항생제를 자주 복용하면 몸속에 그 항생제를 이겨내는 균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이게 바로 항생제 내성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제가 가장 조심스러운 건, 항생제 내성을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꼭 필요한 상황에서도 항생제를 거부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겁니다. 패혈성 쇼크처럼 당장 항생제를 안 쓰면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 있습니다. 고름이 차 있거나 세균 감염이 명확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항생제 내성 걱정돼서 안 먹겠습니다"라고 하면 정말 위험합니다.

제 주변에도 중이염으로 고생하던 지인이 "항생제는 무조건 안 좋다"는 인터넷 정보만 믿고 버티다가 결국 증상이 악화돼서 더 강한 항생제를 더 오래 복용하게 된 경우를 봤습니다. 오히려 초기에 적절히 복용했다면 짧은 기간으로 끝낼 수 있었던 상황이었죠. 항생제 내성은 분명 심각한 문제지만, 그 걱정 때문에 꼭 써야 할 때 안 쓰는 건 본말전도입니다.

항생제 복용 여부는 환자가 임의로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는 생각으로 의사 처방을 무시하면 위험합니다. 정말 걱정된다면 의사 선생님께 솔직하게 우려를 말씀드리고 상의해서 결정하는 게 맞습니다.

결국 '약을 오래 먹으면 약발이 떨어진다'는 말은 마약성 진통제,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진정제, 항히스타민제, 수면제, 항생제 같은 특정 약물에만 해당하는 얘기입니다. 간 보호제나 항바이러스제처럼 장기 복용이 필요한 약들은 이런 내성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저도 처음엔 막연한 불안감에 필요한 약을 끊었다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 없이 속설만 믿고 행동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약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전문 의료인과 상의해서 내려야 하며, 인터넷에 떠도는 비전문적인 조언에 휘둘리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의학 정보는 정확한 출처에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확인하는 습관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apvcZP0wG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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